전체 글166 '시티 오브 갓': 신의 도시, 악마의 놀이터 서론: 파벨라의 태양 아래, 총성과 함께 시작되는 아이들의 잔혹 동화페르난도 메이렐레스 (Fernando Meirelles)와 카티아 룬드 (Kátia Lund) 감독의 '시티 오브 갓 (Cidade de Deus / City of God, 2002)'은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외곽의 악명 높은 빈민가 '시다지 지 데우스(신의 도시)'를 배경으로 그곳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꿈과 좌절, 그리고 폭력과 범죄의 악순환을 사진작가를 꿈꾸는 소년 부스카페 (알렉상드르 로드리게스, Alexandre Rodrigues 분)의 시선을 통해 생생하고도 충격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파울루 린스(Paulo Lins)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단순한 갱스터 영화의 장르적 관습을 뛰어넘어.. 2025. 5. 19. '데어 윌 비 블러드': 피와 석유, 한 남자의 탐욕이 빚어낸 비극 서론: 황무지에서 솟아오른 검은 욕망, 한 영혼의 장엄한 몰락 서사폴 토머스 앤더슨 (Paul Thomas Anderson) 감독의 '데어 윌 비 블러드 (There Will Be Blood, 2007)'는 20세기 초 석유 개발이라는 미국의 성장 신화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끝없는 탐욕과 그로 인한 영혼의 파괴를 그린 장엄하고도 냉혹한 서사극이다. 업튼 싱클레어(Upton Sinclair)의 소설 '석유!(Oil!)'를 느슨하게 각색한 이 영화는 고독한 광부에서 냉혈한 석유 재벌로 변모해가는 다니엘 플레인뷰 (다니엘 데이 루이스, Daniel Day-Lewis 분)라는 한 인물의 일대기를 통해 자본주의의 폭력적인 본질, 종교의 위선, 그리고 가족과 인간관계의 파탄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데어 윌 비 블러.. 2025. 5. 19. '그을린 사랑'- 증오의 연대기, 용서와 화해를 향한 비극적 오디세이 서론: 어머니의 유언, 과거의 비밀을 찾아 떠나는 잔혹한 여정드니 빌뇌브 (Denis Villeneuve) 감독의 '그을린 사랑 (Incendies, 2010)'은 와즈디 무아와드(Wajdi Mouawad)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캐나다에 살고 있는 쌍둥이 남매 잔느 (멜리사 데조르모-풀랭, Mélissa Désormeaux-Poulin 분)와 시몽 (막심 고데트, Maxim Gaudette 분)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어머니 나와왈 마르완 (루브나 아자발, Lubna Azabal 분)의 유언에 따라 존재조차 몰랐던 아버지와 형제를 찾아 어머니의 고향인 중동의 한 분쟁 지역으로 떠나면서 충격적인 과거의 비밀과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강렬하고도 비극적인 드라마이다. 영화는 현재 남매의 여정과 과거 어.. 2025. 5. 18.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 경계 위의 정의, 악과 싸우는 악의 그림자 서론: 늑대의 땅으로 들어선 이상주의자, 법과 현실 사이의 처절한 괴리드니 빌뇌브 (Denis Villeneuve) 감독의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Sicario, 2015)'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이라는 피비린내 나는 현실을 배경으로 법과 원칙을 신봉하는 이상주의적인 FBI 요원이 점차 도덕적 경계가 무너지는 혼란스러운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겪게 되는 심리적, 윤리적 갈등을 숨 막히는 긴장감과 압도적인 영상미로 그려낸 현대 범죄 스릴러의 걸작이다. 애리조나에서 납치 사건을 수사하던 FBI 요원 케이트 메이서 (에밀리 블런트, Emily Blunt 분)는 정체불명의 국방부 컨설턴트 맷 그레이버 (조슈 브롤린, Josh Brolin 분)와 그의 미스터리한 파트너 알레한드로 (베니시오 델 토로.. 2025. 5. 18. "가장 따뜻한 색, 블루" - 사랑의 스펙트럼, 관계의 민낯과 성장의 기록 서론: 파란 머리 엠마, 아델의 삶을 뒤흔든 강렬한 첫사랑의 파동과 그 이후압델라티프 케시시 (Abdellatif Kechiche) 감독의 '가장 따뜻한 색, 블루 (La Vie d'Adèle – Chapitres 1 & 2 / Blue Is the Warmest Colour, 2013)'는 쥘리 마로(Julie Maroh)의 그래픽 노블 '파란색은 따뜻하다(Le bleu est une couleur chaude)'를 원작으로 평범한 프랑스 여고생 아델 (아델 엑사르코풀로스, Adèle Exarchopoulos 분)이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 파란 머리의 미대생 엠마 (레아 세두, Léa Seydoux 분)에게 강렬한 끌림을 느끼고 사랑에 빠지면서 겪게 되는 약 10년간의 삶과 성장을 지극히 사실적이고도 섬.. 2025. 5. 17. "예언자: - 감옥이라는 용광로, 생존과 권력의 변증법 서론: 무명의 청년, 감옥에서 괴물로 혹은 예언자로 거듭나다자크 오디아르 (Jacques Audiard) 감독의 '예언자 (Un prophète / A Prophet, 2009)'는 단순히 한 청년의 감옥 생존기를 넘어 폐쇄된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권력의 역학, 정체성의 변모, 그리고 사회 시스템의 모순을 극도로 사실적이면서도 강렬한 스타일로 그려낸 현대 프랑스 영화의 걸작이다. 19세의 아랍계 프랑스인 말리크 엘 제베나 (타하르 라힘, Tahar Rahim 분)는 6년 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들어온다. 읽고 쓸 줄도 모르고, 의지할 가족이나 조직도 없는 그는 처음에는 코르시카계 마피아 두목 세자르 루치아니 (닐스 아르스트럽, Niels Arestrup 분)의 하수인 노릇을 하며 생존을 도모하지만 점차 감.. 2025. 5. 17. 이전 1 2 3 4 ···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