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97 "나, 다니엘 블레이크 (I, Daniel Blake 2016)" 감상평 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 (2016) - 켄 로치 감독한 평생 망치와 못으로 세상을 지탱해 온 목수, 다니엘 블레이크.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개인의 불행을 넘어 현대 사회라는 거대한 기계의 틈새에 끼어버린 한 인간의 존엄을 향한 외침이다. 켄 로치의 카메라는 그의 고독한 싸움을 담담히 그러나 날카롭게 응시하며 우리에게 묻는다. 시스템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인간이 시스템을 위해 존재하는가.보이지 않는 벽, 들리지 않는 절규: 시스템의 폭력영화의 서막은 다니엘 블레이크(데이브 존스 분)와 '의료 전문가'라는 익명의 목소리 사이의 전화 통화로 열린다. 심장 질환으로 더 이상 육체노동을 할 수 없다는 의사의 명확한 진단에도 불구하고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그의 실제 건강 상태.. 2025. 5. 23. "조조 래빗(Jojo Rabbit, 2019)" 감상평 조조 래빗 (Jojo Rabbit, 2019)광기의 시대, 히틀러라는 이름의 토끼, 그리고 사랑으로 춤추는 법을 배우다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조조 래빗'은 2차 세계대전이라는 인류사의 가장 어두운 페이지를 10살 소년의 순진무구한 시선과 기상천외한 상상력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재해석한 대담하고도 눈부신 작품이다. 히틀러 유겐트에 열광하는 순진한 나치 소년 조조와 그의 상상 속 친구인 어딘가 어설프고 우스꽝스러운 히틀러, 그리고 벽장 속에 숨어 지내는 유대인 소녀 엘사의 만남은 웃음과 눈물, 날카로운 풍자와 따뜻한 감동이 기묘하게 뒤섞인 한 편의 '반전(反戰) 동화'를 직조해낸다. 이 글은 '조조 래빗'이 나치즘의 광기를 어떻게 풍자적으로 해체하고 혐오와 편견이 만연한 시대를 살.. 2025. 5. 22. "자전거 도둑(Bicycle Thieves, 1948)"- 감상평 자전거 도둑Ladri di biciclette (Bicycle Thieves, 1948)감독: 비토리오 데 시카 (Vittorio De Sica)시대의 거울, 네오리얼리즘: 잿빛 로마의 절망을 응시하다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자전거 도둑'은 단순한 영화를 넘어, 2차 세계대전 패망 이후 이탈리아 사회를 뒤덮었던 깊은 절망과 가난, 그리고 그 속에서 존엄성을 지키려 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처절한 초상을 담아낸 시대의 증언이다.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가장 빛나는 성취로 평가받는 이 작품은 인위적인 드라마나 영웅적인 서사를 거부하고,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날것 그대로의 현실을 스크린 위에 옮겨 놓는다. 영화는 벽보 붙이는 일을 간신히 얻었지만 일에 필수적인 자전거를 도둑맞은 안토니오 리치(람베르토 마조라니 분.. 2025. 5. 22. 킬링 디어(The Killing of a Sacred Deer, 2017) 감상평 운명과 죄책감의 불가피한 굴레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킬링 디어』는 현대적 비극을 정교하게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그리스 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죄책감과 속죄라는 주제를 냉철하고 잔혹한 시선으로 담아낸다. 주인공 스티븐(콜린 파렐)은 저명한 심장 전문의로 과거 자신이 저지른 의료사고로 인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이 죄책감은 소년 마틴(배리 케오건)의 등장으로 현실적이고 파괴적인 형태를 띠기 시작한다.통제할 수 없는 운명의 비극영화는 인물들이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운명과 필연적 비극을 탐구한다. 스티븐의 가족에게 내려진 알 수 없는 저주는 서서히 현실로 다가오고, 그는 불가피한 선택을 강요받는다. 마틴은 이러한 상황을 담담히 말하며 스티븐에게 압박을 가한다."It's the only thing .. 2025. 5. 21. 『버드맨(Birdman, 2014)』 감상평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다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영화 『버드맨(Birdman)』은 과거의 영광에 집착하며 현실과 환상 사이를 위태롭게 오가는 한 중년 배우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 리건 톰슨(마이클 키튼)은 과거 슈퍼히어로 '버드맨'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이제는 브로드웨이 연극을 통해 진정한 예술가로 인정받고자 한다. 영화는 그의 내적 갈등과 욕망을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처절하게 표현하며 관객을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로 이끈다.이 영화는 화려한 촬영 기법으로도 유명한데 영화 전체가 마치 하나의 긴 테이크로 촬영된 듯한 '원테이크' 기법을 사용했다. 이로 인해 관객은 마치 극장 안에서 직접 리건과 함께 긴장감 넘치는 브로드웨이의 뒷이야기를 체험하는 듯한 생생함을 느끼게 된다.과거의 영광.. 2025. 5. 21. '아모레스 페로스': 사랑이라는 이름의 개 같은 인생, 멕시코 시티의 절망과 희망의 교차로 서론: 운명의 자동차 사고, 세 개의 삶을 관통하는 사랑과 상실, 그리고 폭력의 연대기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Alejandro González Iñárritu) 감독의 강렬한 데뷔작 '아모레스 페로스 (Amores perros, 2000)'는 멕시코 시티라는 거대한 혼돈의 도시를 배경으로 하나의 비극적인 자동차 사고를 중심으로 예기치 않게 얽히고설키는 세 개의 서로 다른 삶과 사랑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영화의 원제 'Amores perros'는 직역하면 '개 같은 사랑들(Dog Loves)' 혹은 '사랑은 개 같다(Love's a Bitch)'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으며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 폭력성,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하는 연민과 희망.. 2025. 5. 20. 이전 1 2 3 4 5 6 7 8 ··· 33 다음